대형마트 평일 휴업 추진…부산은 찬반 팽팽
대구, 대도시 첫 전환 움직임
- 소비자 선택권 vs 상권 보호
- 지역 유통업계 첨예한 대립
대구시가 대도시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자 부산지역 유통업계도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찬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며 또다시 첨예하게 맞서는 분위기다.
21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에서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소비자는 찬성, 전통시장을 대변하는 부산상인연합회와 중소 슈퍼마켓으로 구성된 슈퍼마켓협동조합, 마트 노동자는 반대 견해를 밝혔다.
찬성 측은 ‘소비자 선택권 침해’와 ‘온라인 플랫폼 성장으로 인한 유통환경 변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주부 김모(50·부산진구) 씨는 “주말에 장을 보려면 마트가 문을 닫아 불편할 때가 잦다”며 “판매 물품 종류가 달라 전통시장을 이용하지도 않는데, 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산의 한 대형마트 측은 “크게 성장한 온라인 시장은 규제 없이 장사하는데 마트만 계속 규제하는 건 오히려 역차별이다. 지역 소상공인에게 주차장을 공유하고, 서비스 교육을 지원하는 등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매출이 늘어나면 지역 납품업체 역시 활기를 띨 거다. 마트 주변 상권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측은 한 번 규제를 풀면 그 파장을 종잡을 수 없다고 걱정한다. 마트 노동자들은 휴식권 보호를 이유로 반대한다. 부산 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도미노처럼 다른 규제까지 모두 사라질까 우려된다”며 “의무 휴업일 유지는 지역 상권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막이다”고 역설했다. 대형마트 노동자 강모(53) 씨는 “쉴 수 있는 일요일이 한 달에 두 번밖에 없다. 의무 휴업일이 평일로 바뀌면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이 사라지게 된다”고 반발했다. 부산지역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마트 의무 휴업일에 전통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마트 측이 제시하는 상생 방안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은 2012년부터 시행됐다. 월 2회 의무 휴무일을 지정하는 건 강제 사항이다. 다만 이해 당사자와 합의하면 공휴일이 아닌 날도 의무 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대구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