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대형마트 지난해 실적 저조
역대급 매출 올린 백화점과 대비
온라인 플랫폼 성장·고물가 등 이유
대형마트는 평일 의무휴업일 전환 요구
이마트는 신선식품 15개, 가공식품 27개, 일상용품 6개 등 총 48개 상품을 다음 달 말까지 정상가보다 최대 50% 저렴하게 선보이는 ‘더 리미티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코로나 3년 차였던 지난해 부산의 대형마트들은 일제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 최고급 유통 채널인 백화점이 역대급 매출을 올린 것과 극심한 대비를 이뤘다. 대형마트 업계는 팬데믹 기간 온라인 플랫폼으로 고객을 빼앗긴 데다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유통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부산의 대형마트들은 경영난 타개는 물론 소비자 편익을 위해서 대형마트의 평일 의무휴업일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6일 지역유통업계에 따르면, 부산의 대형마트 A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 감소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2%의 성장률을 보인 이후 2021년 -3%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점차 악화고 있다. B사의 경우 지난해 2.7%로 전년도 매출 증가율 5.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C사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2%로 2021년 0%에 비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기간 고객들이 비대면 쇼핑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간 데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서민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주 고객층인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이 확 낮아진 것이 체감된다”면서 “업계에서는 궁여지책으로 50% 할인 행사 등의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앞으로의 유통산업 전망도 어두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의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해 개장 이후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2009년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7.8% 증가한 1조 8448억 원, 1995년 개장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매출은 13.8% 증가한 1조 2214억 원이었다. 하지만 백화점 업계의 올해 전망도 어둡다. 지난해 말~올 초 명품, 골프·아웃도어, 생활가전 등의 주요 품목 매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부산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11월 무렵부터 효자 품목들의 매출이 두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하고 있어 올해 상황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온라인 플랫폼 성장세로 인해 대형마트의 실적 악화는 점차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임채관 동명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는 기존의 3~4인 가족을 기준으로 타깃을 설정해 현재의 1인 가구 증가 등의 사회 변화를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소량 구매가 편리한 온라인 플랫폼과 편의점 등으로 앞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대형마트들은 대구처럼 하루빨리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부산시는 아직 유통업계와 의무휴업일 전환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이달부터 둘째, 넷째 주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바꿨다.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건 대구가 처음이다. 앞서 2012년 전통시장과의 상생 등을 이유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정이 도입됐다. 고상범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차장은 “대구 외에도 경기도와 경북, 충청도의 일부 기초지자체 30여 곳의 대형마트가 주말이 아닌 평일에 쉬고 있다”며 “소비자 편익 향상과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전국적으로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