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다음날 부산 수산업계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수산물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시급한 대책들을 논의했다. 업계는 수산물 안전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조하고 정부에 직간접적인 피해 구제 방안도 촉구했다.
부산 지역 주요 5개 수협 조합은 지난 25일 오전 11시 30분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 대표이사실에서 오염수 방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대형선망수협 천금석 조합장,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임정훈 조합장, 부산시수협 오성태 조합장,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송학수 조합장, 경남정치망수협 김대성 조합장과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가 참석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지난 24일 오후 1시를 기해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기존에 논의하던 오염수 대책에 더해 먼저 대응해야 할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합장 간담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조합장들은 수산물의 안전성 홍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 조합장은 “어시장에 전광판 등을 설치해 현장에서 바로 방사능 수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이사도 “중매인 등 어시장 관계자들이 전광판을 보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박 대표이사는 “단발성 홍보보다 전국 지자체가 발간하는 신문이나 해양수산부의 홍보 영상, 수협중앙회 등을 통해 안전성을 알리는 방안이 효과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유통 과정에서 공신력 있는 방사능 검사 결과 통지서를 발급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수산업계 차원에서 방송사에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오 조합장은 “방송국마다 오염수와 수산물 안전성 관련 토론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우리가 업계 차원에서 토론자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시장에 현장 방사능 신속 검사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경매 전 신속 검사가 실시되면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검사실에서 2시간 만에 검사 결과가 나오게 됐지만, 현장에 검사실을 설치해 검사 시간을 더 줄여보자는 취지다. 임 조합장은 “현장에 검사시설이 있다면 1시간 만에 검사를 끝낼 수 있을 테니 현장에서 바로 검사하자”고 제안했다.
조합장들은 정부가 직간접적인 어업인 피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비축하는 수산물 정부 수매를 늘리고, 불확실한 정보 등을 통해 업계가 간접적으로 입는 피해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조합장은 “정부는 ‘아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수산물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정부 수매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전국 수산인 대표들은 서울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 물질이 나오면 즉각 조업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수협중앙회는 오염수 방류가 개시됨에 따라 지난 25일부터 비상상황실을 가동해 수산물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전국 위판장과 양식장의 방사능 검사를 지원하는 등 수산물 안전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