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 전어축제 첫날인 29일 축제장은 하루 종일 활기가 넘쳤다. 시민과 상인은 대체적으로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올해까지는 안전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무료시식회가 열린 가운데 명지시장 상인회가 준비한 무료 시식권 500장은 일찌감치 동이나 추가로 배포했다. 명지전어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개막 행사에만 1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낙동강 하구와 남해가 만나는 강서구 일대 앞바다는 전어가 서식하기 좋은 수온과 먹이터를 갖추고 있다. 조류도 약해 전어의 식감이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특산물인 명지 전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지전어축제는 2001년부터 시작해 매년 1만5000명 정도가 찾는 지역의 유명 축제다. 코로나19로 침체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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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에서 열린 ‘명지시장 전어축제’ 개막일에 상인이 무료 시식회를 앞두고 전어를 손질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
하지만 올해 축제 시작 직전인 지난 24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걱정이 컸다.
그러나 제철 전어를 맛보기 위한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상인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20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북적거리는 인파를 바라보며 “낮이라 조용한 편이다. 저녁이 되면 더 많은 손님이 몰려올 것이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 걱정했는데 손님들이 ‘아직은 먹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회를 시킨다”고 전했다. 또 다른 상인은 “축제일이라 원래 들여놓던 물량보다 배로 준비했는데 다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다음 날인 지난 25일 부산시는 축제에 쓰일 전어 중 일부를 채취해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방사능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 세슘 등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시는 해당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산물 검사 강화 홍보를 위한 별도의 무료시식회를 열었다. ‘꼼꼼하게 검사하고 촘촘하게 감시합니다’는 문구가 적힌 시식회 부스에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부스 앞에 있던 한 손님은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설사 방류했다고 하더라도 부산까지 오는데 3, 4년이 걸린다는 기사를 봐서 아직 부산 앞바다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전어축제를 찾은 70대 김모 씨 역시 “금정구에 사는데 전어 맛이 좋아 매년 찾고 있다. 올해는 오염수를 방류했다고 하는데 검사 결과가 괜찮다는 홍보를 듣고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천동식 명지전어축제추진위원장은 “시민이 믿음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나라 수산물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정부도 국민이 안전성 수준에 대해 쉽게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명지전어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