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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 문 앞에 새벽 배송, 쓱~ 문 닫는 동네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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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2-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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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대형마트 줄폐점 현상이 동네 마트로도 번져나간다. 동네 마트 줄폐점은 거동이 어렵거나 온라인 쇼핑에서 소외된 주민들이 신선식품을 찾기 어렵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마트를 잠식하면서 동네 ‘식품 사막’까지 우려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경고한다.

홈플러스는 해운대구 좌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동부점이 오는 22일 폐점한다고 14일 밝혔다. 동부점은 올해 개점 15년째 됐으나 임대료가 배로 오르면서 문을 닫게 됐다.

동네 마트 폐업을 앞둔 주민들의 동요는 상당하다. 동부점 계산대에서는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폐업 소식을 전하며 남은 포인트를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폐업 소식을 처음 들은 박 모(83) 씨는 15년간 이용한 마트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트가 생길 때부터 이용했다”는 윤 모(74) 씨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윤 씨는 “할매가 쿠팡이니 그런 걸 어떻게 쓰겠느냐”며 “운동 다녀오면서 하루에 두 번씩 들렀는데 사라진다니 어딜 가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매장 직원 박 모(44) 씨도 매장 폐점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박 씨는 “접근성이 좋아 하루에 주민 1200명씩 찾던 마트”라며 “임대료가 배로 오르면서 어쩔 수 없이 폐점 결정을 내렸다. 1년 내내 적자를 감당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동네 마트의 축소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롯데마트 슈퍼에 따르면 전국 기준 롯데슈퍼 매장은 지난 5년간 꾸준히 폐점이 이어졌다. 2019년 521곳이었던 매장은 올해 9월 기준 363곳이 됐다.

대형마트 폐업 쓰나미가 골목까지 밀려 들어오는 현상은 의미심장하다. 동네 마트 줄폐업은 온라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고기와 생선, 야채 등 신선식품을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지 않거나 거동이 어려운 주민들은 ‘쇼핑 난민’으로 전락할 처지가 된다.


대형마트 줄폐업은 현실화됐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 부산에서는 4곳 대형마트가 문을 닫았고 내년에는 3곳이 문을 닫는다. 폐점되거나 폐점이 확정된 곳은 홈플러스 해운대점, 홈플러스 서면점, 메가마트 남천점 등 모두 도심에 위치해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대형마트조차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대형마트 폐점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 비대면 쇼핑 활성화가 동네 마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주 고객이던 중장년층은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쇼핑으로 옮겨가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오프라인 마트로 발길을 돌리지 않고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오프라인 마트에서 고정으로 들어가는 유지 비용이 큰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가격과 접근성에서 온라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이다.

유통 업체도 달라진 유통 상황에 걸맞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편의점에도 매출이 밀리는 상황인데, 10년 전 ‘유통 공룡’이라 불리던 기조가 여전히 유지돼 오프라인 매장에 족쇄로 작용한다”며 “소비 변화 흐름은 대형마트를 넘어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일자리와 지역 생활편의시설과도 연계된 오프라인 매장을 살릴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단국대 정연승 경영학부 교수는 “쇼핑은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 지 오래다”며 “당장 부산에서 식품 사막화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 해도 근거리에 갈 수 있는 쇼핑몰과 마트가 줄어든다는 것은 도시 매력도를 감소시켜 정주 여건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